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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통곡과 덧없는 영화
Duration6:14

선비의 통곡과 덧없는 영화

소리꾼 장원재

판소리

About

북소리 고수의 장단에 맞춰 선비의 애환을 담아낸 정통 판소리 곡입니다. 거친 숨소리와 드라마틱한 바이브레이션, 그리고 서사적인 아니리가 어우러져 한의 정서를 깊이 있게 표현했습니다.

Lyrics

intro

어허, 얼씨구. 북소리 한 번 둥둥 울려 보아라. 인생사 구름 같고 세월은 물결 같으니,한바탕 맺힌 가슴 풀어헤쳐 보리라.

aniri

옛날 어느 고을에 가난한 선비 하나가 살았는데, 글공부만 하느라 쌀독은 바닥이 나고 아내는 눈물로 밤을 지새우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라. 하루는 선비가 봇짐을 메고 과거 보러 길을 떠나는데, 산천은 무심하게도 꽃만 피고 지더라. 그 심정이 오죽했겠느냐.

sori

강물은 차가운데 달빛은 서러워라떠나는 발걸음엔 미련만 가득하네님아 님아 내 님아 울지 마오이 몸이 장원 급제 돌아올 때까지기다림의 눈물일랑 벼루에 담아두오굽이굽이 산길 넘어 구름도 쉬어가는데내 갈 길은 천리 만리 어이 그리 먼가

aniri

길을 가다 보니 웬 노인이 바위에 앉아 바둑을 두고 있거든. 선비가 굽어보니 그 형상이 기이하여 발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었지. 그때 노인이 껄껄 웃으며 하는 말이, "이보게 선비, 과거는 뭣 하러 보러 가나, 이미 운명은 저 하늘 별자리에 맺혀 있거늘." 선비가 그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나면서도 오기가 생겨 다시 길을 재촉했단 말이다.

sori

바람아 불어라 내 맘을 흔들어라운명이란 굴레 속에 갇힌 인생 아니냐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달픈 이 나그네길산새도 울고 가고 냇물도 굽이치네님아 님아 내 님아 잊지 마오차가운 밤바람에 몸을 떨지 마오내 마음은 벌써 그대 곁을 맴도는데발걸음은 무거워라 천근만근 무거워라

climax

아이고, 데이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과거 급제 방에 떡하니 내 이름이 올랐구나!어사화 머리에 꽂고 고향으로 달려가니기쁨도 잠시, 님은 어디 가고 빈 방만 남았느냐!통곡을 하네, 하늘을 보며 통곡을 하네!어허, 둥둥 북소리야 내 가슴을 울려다오!

aniri

선비가 돌아와 보니 아내는 이미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먼 길을 떠났다는 소문만 들리더라. 그제야 선비가 깨달은 것은, 부귀영화가 뭣이며 과거 급제가 다 뭣인가. 곁에 있는 사람의 따뜻한 손길보다 더 귀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그제야 통곡하며 뉘우쳤다더라.

outro

인생은 덧없고 사랑은 깊어라달은 다시 뜨고 꽃은 다시 피건만한번 간 내 님은 다시 올 기약 없네얼씨구, 좋다.세월아 가거라, 내 한숨도 가져가거라.둥둥, 둥둥, 둥.

선비의 통곡과 덧없는 영화

소리꾼 장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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