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꽃잎과 낡은 붓대
낙화 소리꾼
판소리
About
숙련된 소리꾼의 애절한 가창과 북소리(고수)가 어우러져 인생의 허무함과 세월의 야속함을 깊이 있게 담아낸 전통 판소리 곡입니다. 멜리스마틱한 창법과 아니리, 극적인 바이브레이션이 조화를 이루며 청중의 심금을 울리는 정통 한국 음악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Lyrics
얼씨구 좋다, 한바탕 풀어내어 보는구나.허허, 이 세상 굽이굽이 맺힌 한을 북소리에 실어 허공에 던져보자.
옛날 어느 고을에, 남부러울 것 없는 선비 하나가 살았는데, 글공부보다 사람의 정에 취해 살더라. 꽃 피면 꽃 따라가고, 달 뜨면 달 쫓아가다가 제 인생 저물어가는 줄도 모르고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곁에 남은 건 낡은 붓대 하나뿐이라. 그때 그 심정이 어떠했겠느냐.
어화둥둥 내 인생아,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고.봄바람에 흩날리는 저 꽃잎은 제 갈 길을 아는데나는 어찌하여 멈춰 선 채로 그림자만 잡고 있나.천지간에 흩어진 구름은 자유로운데이 내 마음 겹겹이 쌓인 짐은 내려놓을 길 없구나.
강물은 말없이 흘러가건만, 내 가슴 속 맺힌 말들은 갈 곳을 잃어 바위 틈에 걸린 안개처럼 자욱하기만 하구나.세월아, 야속한 세월아, 나를 두고 어디를 그리 바삐 가느냐.
아이고, 데이고! 가슴을 쥐어짜도 터져 나오지 않는 이 울음은 어느 깊은 산골 골짜기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가!천둥소리 쾅쾅 울려도 내 마음의 빗장은 열리지 않고, 눈물은 강이 되어 흐르는데 세상은 이리도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하구나!
참으로 기막힌 노릇이지. 사람은 죽어라 울고 있는데, 강물은 제 갈 길 가고, 산은 그저 묵묵히 저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이것이 곧 삶의 이치 아니겠느냐.
다시 또 바람이 불면, 흩어지는 꽃잎 따라 나도 가야지. 무엇을 남기려 애쓰지 말고, 그저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허허,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이지.얼씨구, 좋다.
흩날리는 꽃잎과 낡은 붓대
낙화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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