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달맞이꽃의 탄식
Duration0:50

달맞이꽃의 탄식

화명자

판소리

About

이 곡은 척박한 땅에 핀 달맞이꽃을 보며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하는 소리꾼의 애절한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북의 묵직한 타격감과 소리꾼의 극적인 바이브레이션, 그리고 구슬픈 아니리가 조화를 이루어 전통적인 판소리의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Lyrics

intro

어이, 북소리 한번 묵직하게 울려 보아라.덩, 쿵, 따, 쿵.인생이란 것이 흐르는 물과 같아,잡으려 하면 흩어지고, 놓아주면 굽이쳐 흐르는 법.오늘의 이야기는 한 사내의 헛된 꿈과, 그 끝에 남은 서글픈 달빛에 관한 것이니.

aniri

옛날 어느 고을에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호기롭게 살던 선비가 하나 있었지. 이 선비가 평생을 바쳐 닦은 학문이 무엇인고 하니, 이름 없는 들꽃의 이름 짓기였어. 남들은 벼슬길에 오르려 동분서주할 때, 이 사내는 산천을 헤매며 이름 없는 꽃들에게 예쁜 이름 하나씩 붙여주는 것이 낙이었지. 그런데 하루는 밤이 깊어 산길을 내려오는데, 길가에 핀 하얀 달맞이꽃 하나가 눈에 띄는 거야. 그 꽃을 보는데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와 한바탕 눈물을 쏟아냈으니, 그 사연이 참으로 기구하더란 말이지.

sori

달은 차올라 산마루에 걸렸는데길 잃은 나그네 발길은 어디로 향하나바람은 불어와 옷깃을 여미는데내 마음 둘 곳 없어 정처 없이 떠도나꽃잎 하나 툭 떨어져 흙먼지에 섞이니내 인생도 저 꽃잎과 무엇이 다르랴공명도 헛되고 부귀도 꿈인데나는 무엇을 찾아 이 산길을 헤매는가

aniri

선비가 꽃을 보며 탄식하기를, "너는 이름도 없이 이 척박한 땅에서 누가 봐주지 않아도 그리 고결하게 피어나는구나. 나 또한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글귀를 짓고 있으니, 우리 둘이 벗이라도 하면 어떻겠느냐." 그러자 거짓말처럼 바람이 일며 꽃잎이 춤을 추는데, 그 모습이 꼭 사람이 우는 것 같아 선비의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었지.

sori

휘영청 밝은 달아 내 속을 비추어라구름에 가린 저 달은 내 맘을 아는구나천 리 길 멀다 하고 발길을 재촉해도닿을 곳 없는 마음은 갈 곳을 잃었네흐르는 세월은 물결처럼 빠르고검게 변한 머리카락은 덧없이 날리는데청춘은 어디 가고 백발만 남았느냐애달픈 인생아, 굽이치는 운명아

climax

아이고, 데이고!천지신명은 아시는가, 이 사내의 맺힌 한을!꽃은 피고 지는데 사람은 왜 이리 붙잡으려 하는가!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는 마음인가, 가버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인가!북소리 둥둥 울려라, 내 마음도 둥둥 울려라!한바탕 웃어보자, 헛되고 헛된 세상사!한바탕 울어보자, 맺히고 맺힌 이 마음을!덩 덩 쿵 따, 덩 덩 쿵 따!

sori

산은 깊고 골은 넓어 대답 없는 메아리만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 풀어낼 길 없구나저 달이 저물면 다시 떠오르겠지만한번 떠난 청춘은 다시 오지 않으리바람아 불어라, 내 슬픔을 싣고 가라꽃잎아 떨어져라, 내 미련을 덮어주렴그저 묵묵히 길을 걷는 것이 인생이라 하니오늘 밤은 달빛 아래 취해나 보련다

outro

덩, 쿵, 따.달은 지고, 꽃은 시들고,사내의 발걸음은 다시 마을로 향하네.남은 것은 차가운 밤공기와 이름 없는 꽃의 향기뿐.인생이 다 그런 것이지. 덩, 쿵. 그만하자.

달맞이꽃의 탄식

화명자

Preview

달맞이꽃의 탄식 by 화명자 | EchoLoRA: Generate a Song with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