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Duration3:44

달빛 아래 흩어진 멍자국

그리움강

판소리

About

북소리의 묵직한 울림과 함께 한 사내의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낸 판소리 곡입니다. 드라마틱한 바이브레이션과 서사적인 아니리가 어우러져 깊은 애환을 표현합니다.

Lyrics

intro

얼씨구 좋다, 한바탕 풀어내어 보는구나. 굽이치는 저 강물에 마음 한 자락 띄우고, 길 없는 길을 걸어온 서러운 넋을 달래보자.

aniri

어허, 세상사란 것이 참으로 요지경이라. 봄날의 꽃은 피기 무섭게 지고, 달빛은 차오르면 기어이 기울어지는 법이지. 여기 한 사내, 제 운명을 탓하며 산천을 헤매다 천년 묵은 고목 아래 앉아 넋두리를 시작하는데, 그 사연인즉슨 이러하더라.

sori

어화둥둥 내 사랑아, 어디 가서 잠들었나. 구름 따라 흘러가면 그대 계신 곳 닿을까, 바람 따라 흩날리면 그대 옷깃 스칠까. 천 리 길을 마다 않고 눈물로 적신 발길이, 산 넘어 산이요 물 건너 또 물이라. 가슴에 맺힌 응어리, 한 조각 떼어내어 달빛에 비추어 보니 시퍼런 멍자국뿐이로구나.

sori

세월은 쏜살같아 머리카락은 희어지고, 기다림은 굽이쳐서 강물조차 멈추었네. 님 보러 가는 길에 가시덤불 웬 말이며, 님 곁에 머무는 길에 험한 파도 웬 말인가. 내 마음은 숯이 되어 타들어가는데, 하늘은 무심하게 비만 뿌려 적시누나.

aniri
북소리 둥둥

이보게, 사내야. 울지 마라. 세상 모든 것이 다 제 짝을 찾아가는 법인데 어찌 그대만 홀로 남았단 말인가. 운명이라 함은 억지로 묶는 것이 아니요, 놓아주어야 비로소 다시 만나는 법이라. 그대, 그 맺힌 마음을 다 풀어놓고 바람처럼 가볍게 떠나보게나.

climax

아이고 데이고, 하늘이시여! 이 못난 중생의 간장을 다 녹여내어 저 푸른 창공에 별로 박아주소서! 만나지 못할 인연이라면 꿈에라도 보이지를 말지, 어찌하여 잊을 만하면 이토록 사무치게 하나. 통곡하여 쏟아낸 눈물이 강이 되어 흐르고, 한탄하여 내뱉은 숨결이 구름 되어 덮으니, 오늘 이 밤, 억만 겁의 인연을 다 태워버리리라!

sori

가노라 가노라, 님 계신 곳 멀다 해도 내 영혼 한 조각은 그대 곁에 남으리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서 기다리다 꽃이 피고 잎이 지면 다시 만나 보려나. 얼씨구, 절씨구, 한 세상 다 살았으니 이제는 미련 없이 바람에 실어 보내리라.

outro

둥둥, 북소리 잦아드니 달빛마저 고요하구나. 길은 다시 이어지고 사내는 또다시 걸어가네. 허허, 참으로 묘한 인생길이로다.

달빛 아래 흩어진 멍자국

그리움강

P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