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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ation4:13

선비의 길, 달빛 아래 통곡

달서리 소리꾼

판소리

About

북채의 강렬한 타격과 함께 득음의 경지에 이른 소리꾼의 애달픈 서사가 펼쳐지는 정통 판소리 곡입니다. 맺고 끊는 아니리와 가슴을 저미는 멜리스마틱한 소리가 어우러져 깊은 한의 정서를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Lyrics

intro

어허, 얼씨구. 북채 끝에 실린 달빛이 오늘 밤 이 마당을 비추는구나. 숨 한 번 고르고, 이야기 보따리 풀어볼까.

aniri

옛날 어느 깊은 산골에, 이름 없는 선비 하나가 살았더란다. 글공부라곤 담을 쌓고, 그저 굽이치는 강물과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을 벗 삼아 세월을 낚았지.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갈라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운명이 그를 찾아왔으니, 이것이 비극의 시작인지, 아니면 득도의 길인지 누가 알았겠느냐.

sori

구름은 흩어지고 달빛은 차가운데님 떠난 빈자리엔 찬 서리만 내리네강물은 말없이 흘러가건만내 마음은 갈 곳 몰라 서성이는구나억겁의 세월 속에 맺힌 이 인연이어찌하여 이토록 아프고도 저린가가슴을 파고드는 바람 소리마저님 부르는 애달픈 통곡 소리로 들리는구나

aniri

선비가 붓을 꺾고 통곡을 하니, 지나가던 나그네가 묻기를 "어찌 그리 서럽게 우느냐" 하더라. 선비가 답하길 "내 마음이 찢어지는 것은 님을 잃어서가 아니라, 나를 잃어버린 까닭이오" 하였다. 참으로 기막힌 노릇이지, 자기 자신조차 찾지 못하는 인생이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

sori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고오직 남은 것은 덧없는 그리움뿐꽃잎은 떨어져 진흙 속에 묻히고나비는 갈 곳 잃어 방황을 하는구나사랑도 헛되고 미움도 헛되니이 세상 모든 것이 한바탕 꿈이로다얼씨구, 절씨구, 인생은 짧고한탄만 남는구나, 이 밤이 다하도록

climax

아이고, 데이고! 천지가 진동하고 산하가 울부짖는다! 맺힌 한을 풀어내어 구름 위로 띄우고떠나간 님 그림자도 흔적 없이 지우리라! 이 내 몸이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음껏 소리 내어 울어보리라! 한이 서린 이 소리가 저 하늘 끝에 닿으면 내 맺힌 응어리도 눈 녹듯 사라지려나!

aniri

소리가 잦아드니 산새들도 숨을 죽이고, 밤공기는 더욱 차갑게 얼어붙는구나. 선비는 홀연히 봇짐을 메고 달빛 아래 그림자 하나만을 벗 삼아 길을 떠났다 한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무엇을 찾으러 갔는지 아무도 아는 이가 없으니, 그저 바람만이 그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지.

outro

다시 돌아올 기약 없는 길을 가며마지막 소리 한 자락 허공에 흩뿌리네얼씨구, 좋다. 이제는 다 잊으리라. 바람이 부는 대로, 강물이 흐르는 대로. 허허, 인생이란 참으로 묘하구나.

선비의 길, 달빛 아래 통곡

달서리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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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길, 달빛 아래 통곡 by 달서리 소리꾼 | EchoLoRA: Generate a Song with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