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쌀독에 맺힌 그리움
남도객주
Pansori
About
북 장단과 조화를 이루는 소리꾼의 애절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으로, 가난한 선비의 사무치는 그리움을 극적인 창법과 아니리로 풀어냈습니다. 전통적인 북 연주와 함께 떨림이 강한 드라마틱한 비브라토가 곡 전반에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Lyrics
얼씨구 좋다, 한바탕 풀어내어 보는구나억눌린 가슴 속, 저 밑바닥부터 끓어오르는 소리허허, 귀를 기울여 보아라
옛날 어느 고을에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태산 같은 선비 하나 살았더란다. 이 선비, 평생 글만 읽으며 살았으나 벼슬길은 멀고, 남은 것은 낡은 갓 하나와 텅 빈 쌀독뿐이라. 어느 날, 님을 향한 그리움이 사무쳐 붓을 들어 편지를 쓰려 하니, 먹물은 말랐고 마음만 타들어가더라는 이야기지. 자, 한번 들어보게나.
달은 차면 기울고 세월은 덧없이 흐르는데님 그리는 이 내 마음은 어이하여 늙지 않는가강물은 말없이 흘러 저 먼 바다로 가건만내 눈물은 마르지 않고 강물이 되어 흐르네천 리 길을 마다않고 달려가고 싶건만신발 굽은 닳아지고 갈 길은 아득히 멀구나
아이고, 이 내 신세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다 하였건만내 눈앞엔 벼랑 끝만 보이니 이를 어찌할꼬님아, 님아, 멀리 있는 님이여내 목소리 바람에 실어 보내면 꽃잎 되어 그대 곁에 내려앉으려나통곡을 하면 산천이 울고노래를 하면 구름이 멈추는구나!
바람아 불어라, 내 마음을 안고 불어라저 산 너머 님이 계신 곳까지 닿아주렴기다림은 독이 되어 가슴을 파고들어도그대 향한 이 마음은 굽힐 줄을 모르는구나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 오면 잎이 지듯우리 만남도 언젠가 운명처럼 다가오겠지
허허, 인생이란 것이 다 그런 것이지울다가 웃다가, 웃다가 울다가저 달이 지면 다시 해가 뜨는 법소리는 여기서 맺고, 마음은 저 허공에 띄운다얼씨구, 좋다!
빈 쌀독에 맺힌 그리움
남도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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