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명창 담운
판소리
About
북채의 강렬한 타격감과 소리꾼의 애절한 창법이 어우러진 정통 판소리 곡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는 극적인 서사와 함께 고음의 드라마틱한 바이브레이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Lyrics
어허, 얼씨구. 북채 끝에 실린 마음이 허공을 가르고 천지간에 맺힌 한을 풀어내려 하니귀 기울여 들어보오.
옛날 한 옛날, 깊은 산골에 욕심 많은 노인네가 살았더란다. 하루는 길을 가다 배고픈 나그네를 만났는데, 제 밥그릇 챙기느라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냉정하게 돌아섰지. 그날 밤, 꿈속에 도깨비가 나타나 "네 마음이 돌덩이 같으니, 이제 너의 모든 재물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리라" 호통을 치는데, 아이고, 이게 웬일인가. 잠에서 깨어보니 곳간의 쌀독이 비어있고 금은보화는 간데없더라.
에헤라디야, 인생은 일장춘몽이로구나.쌓아둔 재물은 뜬구름과 같아서손에 쥐려 하면 흩어지고마음 비우려 하면 맺히는 것이라.어제는 호의호식 떵떵거리며 살았건만오늘은 빈손으로 찬바람을 맞으니가슴 속에는 서러운 눈물만 고이네.갈 길은 먼데 해는 뉘엿뉘엿 저물고굽이굽이 산길은 험하기만 하구나.
아이고 데고, 이 일을 어이할꼬!천지신명이여, 굽어살피소서.욕심의 늪에 빠져 눈먼 날들을이제야 비로소 후회하노니바람아 불어라, 내 마음의 먼지를 털어다오.흐르는 강물아, 내 서러움을 씻어다오.한 번 가면 오지 못할 덧없는 세월 속에남은 것은 오직 빈 껍데기뿐이로다.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구나!슬픔도 내 팔자요, 기쁨도 내 팔자라.
둥둥, 북소리 울려 퍼지니맺힌 마음도 한 올 한 올 풀리는구나.인생이란 결국 바람 따라 구름 따라떠도는 나그네의 길인 것을.허허허, 다 부질없다.다 부질없어.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명창 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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