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수 푸른 물결의 슬픈 노래
심청의 소리꾼
판소리
About
북소리와 목소리만으로 구성된 전통 판소리 곡으로,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딸의 애절한 심정을 극적인 아니리와 멜리스마틱한 소리로 표현했습니다. 고수의 절제된 북 장단이 소리꾼의 떨림과 어우러져 깊은 비극적 서사를 완성합니다.
Lyrics
어허, 얼씨구. 북소리 한 점에 온 세상 근심을 실어 보내니이제부터 펼쳐질 이야기는 어느 이름 없는 나그네의 서러운 발자취라.
옛날 옛적, 깊은 산골에 앞 못 보는 노인이 살았더랬다.딸 하나를 끔찍이 아끼며 살았는데, 그 딸이 제 아비 눈을 뜨게 하려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겠다고 인당수 푸른 물결에 몸을 던졌으니,그 애끓는 심정을 어찌 말로 다 하리오.자, 이제 그 슬픈 대목을 소리로 풀어보자꾸나.
달빛도 숨을 죽인 깊은 밤중에어린 딸은 치맛자락 부여잡고서떠나는 뒷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개를 푹 숙이고 발길을 재촉하네물결은 굽이치며 넋을 부르고하늘은 무심하게 구름만 띄우는데어찌하여 우리네 삶은 이토록 모진가꽃잎은 피기도 전에 져야만 하는가
아버지, 아버지, 부디 눈을 뜨소서제가 없어도 세상은 밝게 빛나리니저 푸른 물속으로 나를 던지면당신의 어둠도 씻겨 나갈까요울컥이는 가슴을 부여잡고서마지막 춤을 추듯 물가에 서니물거품은 하얗게 부서져 내리고그리움은 파도 따라 흩어지누나
아이고, 아이고, 하늘이 무너지는구나!땅을 치고 통곡해도 돌아오지 않는 넋이여!물결은 거칠게 소용돌이치며그 가녀린 몸을 삼켜버렸으니억장이 무너지고 간장이 녹아내려세상천지가 온통 검은빛으로 물들었구나어허, 이 원통함을 어디에 호소할꼬!통곡 소리 메아리쳐 산천이 울고달빛마저 핏빛으로 변해버렸네!
그리하여 딸은 물속으로 사라지고, 노인은 홀로 남아 통곡의 세월을 보냈더랬다.하지만 하늘이 감동하여 기적을 일으켰으니, 그 뒤의 일은 다음 마당에서 이어가도록 하자.인생이란 결국 맺히고 풀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강물은 말없이 흘러가고바람은 덧없이 스쳐 가는데남겨진 자의 슬픔은 누가 있어 위로해 주려나얼씨구, 좋다.세상사 모두가 한바탕 꿈인 것을.어허, 그래, 꿈이로구나.
인당수 푸른 물결의 슬픈 노래
심청의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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