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맺은 매듭
설영
Gugak
About
이 곡은 가야금의 섬세한 현 뜯기 연주와 피리의 애절한 리드 선율이 어우러진 정통 국악 작품입니다. 장구의 순환적인 리듬과 함께 한국적인 오선율의 미학을 극대화하며, 서정적인 가사와 화려한 선율 장식음이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Lyrics
아득한 저 산마루 너머로달빛이 고요히 내려앉으면흐르는 물소리도 숨을 죽이고빈 들녘엔 서늘한 바람만 감도네
꽃잎은 제 갈 길을 잊은 채로어느덧 흙냄새 섞인 길 위에 눕고기다림은 낡은 서랍 속의 묵은 편지처럼색이 바래어 가는데그대 닿지 않는 손길은어디쯤 머물다 길을 잃었나
둥둥 울리는 저 먼 북소리에마음 한 자락이 덜컥 내려앉고휘몰아치는 시간의 굴레 속에서우리는 흩어지는 연기처럼서로의 이름만 허공에 남기네잊혀질까 두려워 맺은 매듭이오히려 옥죄어 오는 서글픈 밤이여
차라리 흩날리는 눈발이 되어그대 어깨 위로 소리 없이 내려앉으리천 번을 깎아 만든 마음의 결이비로소 벼려진 칼날처럼 서늘할 때단 한 번의 눈맞춤으로모든 생을 다 태워버릴 수 있다면그것으로 족하리라, 그것으로 충분하리라
돌고 도는 세월의 마디마다새겨진 주름은 깊어만 가는데어제 본 달이 오늘 다시 뜨고계절은 제멋대로 옷을 갈아입어도변치 않는 것은 그리움뿐이라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에못다 한 말들을 띄워 보내네
구름 사이로 비치는 옅은 빛이마지막 남은 온기를 거두어가면이제는 눈을 감고 제자리에 서서흔들리는 그림자마저 지워내리라꿈결에 들었던 그 소리가바람을 타고 다시 곁을 스치네
다시 돌아올 기약도 없이먼 길을 떠나는 저녁 노을처럼그저 물 흐르듯 그렇게 머물다가흔적 없이 흩어지는 것이우리의 삶이라, 우리의 길이라고요히, 아주 고요히저물어가는 저 산마루 너머로.
달빛 아래 맺은 매듭
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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