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에게 물어보네
소리꾼 한결
판소리
About
깊은 산골 선비의 애달픈 그리움을 담아낸 정통 판소리 곡으로, 묵직한 북소리와 함께 소리꾼의 드라마틱한 가창이 돋보입니다. 아니리와 소리를 넘나드는 구성이 마치 한 편의 서사시를 듣는 듯한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Lyrics
옛날 어느 깊은 산골, 홀로 사는 선비가 있었으니 글공부로 세월을 보내다 문득 창밖을 보니 낙엽은 지고 찬바람은 불어와 마음이 헛헛하더라. 붓을 들어 님 그리운 마음을 적어 내려가는데,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문을 열고 보니 달빛 아래 웬 나그네가 삿갓을 눌러쓰고 서 있구나.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고지는 해 붉은 노을 님 계신 곳 아득하다바람아 불지 마라 내 마음 흩어질라구름아 머물러라 님 얼굴 비칠까 봐가슴엔 맺힌 사연 눈물로 씻어내고붓 끝에 실린 미련 먹물처럼 번져간다아이고 데이고 어허야우리 님 언제 오나 달님에게 물어보네
둥 둥 덩 쿵 닥둥 둥 덩 쿵 닥마음은 급한데 세월은 흐르고맺힌 것은 풀리지 않아 애만 타는구나
봄날에 핀 꽃잎은 바람에 다 지고서다시 올 기약 없이 강물에 띄우나니임이여 가시려나 정마저 다 주시고남겨진 이 내 몸은 빈방만 지키누나세상사 뜬구름이 덧없다 한탄해도그대 향한 이 마음은 바위처럼 굳건하여눈 감으면 선명하고 눈 뜨면 아득하니어찌할꼬 어찌할꼬 이내 신세 어찌할꼬
아이고 어허야!천지신명님 들으소서 내 이 사연 들으소서사무치는 그리움이 칼날 되어 가슴 치고못다 한 그 말들이 목구멍에 걸렸으니통곡으로 울부짖어 산천이 무너지고비탄으로 흩날리는 이 내 마음 누가 아리한 번 가신 님은 다시 오지 않는데부질없는 기다림에 넋만 잃어 가누나!
그리하여 선비는 붓을 꺾고 나그네를 따라 길을 떠나니,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오직 님을 향한 일념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라. 둥둥 북소리만 멀어지는 산골짜기에 메아리쳐, 오늘도 달은 차고 기우는데 님 소식은 묘연하구나.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더니, 과연 그러하고말고.
달님에게 물어보네
소리꾼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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